텃밭에서

웹관리자 2024.01.15 12:28 조회 수 : 1

 

 

텃밭에서

 

 

단독 주택에서 아파트로 이사를 후로 불편한 것은 좁은 공간 뿐이 아니다 봄이 되어

꽃이나 식물들이 되살아나서 한창일 때는 가지 각색의 정원의 화초들이 생각난다. 흙을

뒤지기를 꺼리지 않는편이라 뜰에 두어 가지 채소를 심었던 조그마한 텃밭이 무엇보다

아쉬웠다. 다행히 이곳 시청 공원 관리국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신청서를 중간

사이즈 카펫 정도의 공지를 불하 받았다.  양지 바른 곳들은 오래전에 소유권을 얻은

들의 몫이어서 초보인 나에게는 야생 풀들이 무성한 음지가 배당이 되었다. 잡초가

가슴까지 올라올 지경의 묵은 밭이지만 내가 가꾸어도 되는 땅이라는 생각을 하니

농장의 주인이라도 기분이었다.   년을 비워 두었는지 천방지축으로 자란 쑥의 뿌리를

뽑고 뽑아도 봄에는 겨우 정도의 땅에만 씨를 뿌릴 형편이 되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올라오는 연한 상추는 질기고 강한 야생 쑥에 눌려 그야말로 “쑥밭”이 되는가

싶었다. 그래도 키가 한국 아삭이 고추나무에 굵은 손가락 크기의 고추가 조롱 조롱

달려있는 보는 재미는 맛있게 먹는 즐거움에 버금가는 일이다. 밭에다 새로 부어준

흙이며 추가로 장만한 배는 등등의 소소한 비용이 있었다. 매년 시청에 내는

55불의 경작비를 감안하면 나의 노동시간의 대가를 환산 하지 않아도 시쳇말로는

“밑지는 장사” 이고 돈으로 유기농 채소를 많이 있다는 판단도 든다만 고생

(?) 자처 함은 그나마 운동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다. 작은 씨앗이 움을 티우고

파랗게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도 놓을 없는

동기부여이다. 어떤 지인은 “얼굴에 닿는 햇볕이 싫어서 도저히 못하겠노라”고도

하였는데 얼굴에 바르는 햇빛 차단 크림에도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Community Garden 이라 이름 이곳에는 60여개의 필지( plot) 있고 각각의 가든에서

나는 채소나 꽃들의 종류 만큼이나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주인이다 직업이나

인종분류도 유엔에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나의 바로 이웃은 열대지방 출신인데 얼마나

밭을 가꾸는지 보는 이들마다 찬사가 자자하다 모범 농부 상을 받을 만큼 깔끔하고

싱싱한 채소들이 가득하고 농사 초등생인 내가 묻는 말에는 항상 친절하게 알려준다.

지난 에는 재료비만 받고 나무로 박스를 4개나 만들어 주어서 나의 가든은 격상이

업그래이드가 되었다. 공간에는 잡초가 올라오지 못하도록 100 피트나 떨어진 공동

저장소에서 나무껍질을 가져다 덮어주는 수고도 하였었다. 나의 남편은 두어

입구에서 이곳을 구경한 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고 혼자서 잡초를 뽑고 있는 늙은

여자가 동정심을 나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다섯 필지 왼쪽으로는 나이가 80 넘었다는

이태리 할아버지의 밭이다. 보슬비가 내리는 지난 주말 오후 “지금 심으면 좋다”며

가득히 상추모종을 건네 주셨다.  어린시절 시골 조부모님 댁의 담장 너머로 오가던

애호박덩이나 베어온 부추 줌의 훈훈한 정을 이곳에서 다시 올리게 된다.

뿌린 대로 거두는 흙의 교훈도 함께 깨달어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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