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호수
간밤에 내린 비
비 젖은 낙엽 밟으며
새벽안개 자욱한 호숫길 걸어가다
길 잃은 거북이 보았다
무거운 갑옷 등에 지고
짧은 네 다리만 흐느적, 흐느적,
보기 애처로워
두 팔로 거북이 들어 올렸더니
녀석은 불안한지
머리는 갑옷 속으로 숨어버리고
짧은 다리만 흐느적, 흐느적.
조심스럽게
100미터 거리의 호수 물속에 놓아주었다
상쾌한 아침 기분이었다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거북이 한 마리 살렸다는
그런 기분
돌아오는 길
거북이 생각에 그곳에 멈추었다
혹시,
실수한 것 아닐까?
거북이는 알을 낳기 위해 그 먼 길을
가고 있었던 것 아닐까?
거북이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면...
하루 종일 걱정이다
나의 마음도 안개 속에 헤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