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관리자 2023.06.28 07:21 조회 수 : 44

“ 별 “

 

별 할일도 없이 하루를 무료하게 보낸 오후 시간대였다, -1-

피곤과 함께 별의 별 잡념들이 밀려와, 잠시 눈을 붙일 참이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갑자기 요란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타다다 단!” 아마도 엊그제 오더한 유피에스 배달부의 문 두들기는 소리겠거니..

했는데, 또 다시 그 소리가 울리는 것이다, “ 참 성질도 급한 배달부라” 했었는데,

가만히 생각하니 그건, 어제 저녁에 창가에 얹어 둔, 핸드폰에서 울리는 소리였던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쇠퇴하는 것이 ,치매의 초기 증상 이라더니.. 의심하며 엊그제

일을 기억해 보았더니, 요즘, 신식 전화기 속엔 전화벨 울리는 기능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바-흐의 후가, 브람스의 협주곡, 베르디의 축배의 노래, 하이든의 놀람

교향곡,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등 다양한 음악 벨 신호음이 기다리고 있었다,

참! 편리한 세상이야 하며 선택한 효과음은 베토벤의 제 5번 교향곡의 테마 음,

아까 울리던 “타다다단” 이었다,

젊은 시절, 우리가 한창 음악 들을때, 마치 미국 선교사 이름을 한국명으로 개명해서

불렀듯이, 베토벤도 우리 말로 개명하여 ‘배 도빈’ 씨라 불렀고, 슈베르트는 ‘ 서 병도’

라고 우스개 삼아 불렀지만, 그 배 도빈씨가 깊히 잠 들어있는,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우고 있는 것이다,

마치, 하나님의 얼굴을 피해 니느웨로 가지 않고, 다시스로 도망치는, 배 밑창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는 ‘ 요나 ‘를 깨우는 소리 같은 것이었다,

어쨋던, 왜 ? 무슨 일로? 도빈씨가 나에게 전화를 했을까? 수화기를 들어 보니, 그건

남자 목소리가 아니라, 우리 인쇄소에 근무하는 교정사 김양의 상량한 목소리였다,

“ 어! 김 양이야! 별일 없겠지? “ 하니,

“ 사장님! 별일 있어요, 한 달 전에 ‘예육회’ 에서 사장님께 부탁한 그 ‘순수 음악’

원고, 지금 얼마나 진척 되가고 있는지 궁금해서요, 원고 마감 날짜가 며칠 남지않아

황급히 드린 전화에요! “

예육회란 6.25 전란때, 피난지인, 대구 향촌동 녹향이란 자그마한 다방에서, 시인,

박목월, 김동진, 김성태,씨 등, 서울에서 내노라 활약하시던 문인, 음악인

들이 모여,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을 들으며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기울어 져 가는

우리 대한민국을 걱정 하면서, 예술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발족된 단체인데, 그

후에는 유근수, 이창수, 이정춘, 안창수, 김사장 등이 이어 받아 명맥을 유지하던

터였고, 또, 일년에 몇번씩 계간으로 ‘ 예육’ 이란 음악 잡지를 만들곤 하였는데, 평소,

음악 좀 듣는다는 김 사장에게 청탁한 그 원고였다,

김양의 전화 내용은, 이제 겨우, 원고 마감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다급한 전화

목소리 였다, -2-

“ 김 양 ! 어쩌나, 그걸 그만 깜빡했지 뭐야, 아직, 원고 초안도 잡질 못했는걸,” 하니,

“ 사장님! 참 답답도 하시네요! 그 원고가 어떤 원고인데! 지금에사 원고를 써서, 언제

탈고를 하며, 또, 언제 식자는 치고, 또, 언제 교정은 보고, 또, 언제! 인쇄에 들어 간단

말입니까?!” 좀 처럼 서두르지 않는 느긋한 김양의, “언제!” “언제!”라고 호통치며

노래라도 하는 전화를 받으며, 누가 사장인지? 누가 점원인지? 주객이 전도된 이

 

시점을 어떻게 모면할까 하다가, 사장 체면은 살리고 싶어, 한마디 한것은, “ 김 양!

제발! 호들갑 떨지 마! 나도 생각이 있어! 오늘 밤을 새워서라도 쓸테니 걱정 붙들어

매,! “ 호언 장담은 했지만, 사실, 김 양의 다급한 호들갑이 다- 옳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정신이 번쩍들어 원고지와 펜을 집어 들었지만, 도무지 ‘무엇을’ ‘어떻게’

‘어디서 부터’ 쓰야 할지, 시상이 떠 오르지 않는것이었다, 무얼 쓸까? 머리를 싸메다가

얼핏 머리를 스치는 묘안이 떠 올랐다, 그건, 그 옛날 군대서 먹던

비상식량이었다,

“바로 그거야, 군대 예기야!”

그것도 지금으로 부터 5-60년도 훨씬 넘는, 고망년때 예기이며, 전란 후, 보릿고개때

소나무 껍질이며, 진달래 먹던, 그 시절 예길 꺼낼랴 치면, 요즘 애들, 아빤 또, 그

예기 꺼낸다며 빈정거릴 터이지만, 이럴땐 그때 예기가 효자노릇 단단히 한다면서,

또다시 그 가난했고 어려울때의 추억의 나래를 펼쳐 보는 것이다,

인쇄소 김사장이 아랫도리 다 벗고 다니던 철 없던 시절, 6.25가 터졌고, 그때, 대구

애락원, 나병환자 교회에는 평양에서 피난오신, 김종은 목사님이 부임하셨고 마침,

자매결연 격인, 여수 소록도 애양원, 손양원 목사님과 절친한 친구가 되셔 서로

왕래하며 부흥회를 인도 하셨는데, 한번은 ,손 목사님이 우리 집에 오셔서 부흥회를

하실때, 어머니께서는 보리밥도 먹지 못하던.그 시절 어디서 구해

오셨던지. 그 귀한 소고기 등심국과 하얀 쌀밥을 지으셔서 대접을 하시곤 했었다,

-3-

누이들은 손목사님이 진지를 다- 드시지 않고, 상을 물리시는 것을 ,은근히 바랐던

터라 ,장난끼 어린 행동으로 손까락에 침을 발라 창호지에 구멍을 내어, 식사 장면을

몰래 훔쳐 보며, “언니! 손목사님, 밥에 물 부으셨어?” 등 뒤를 찌르며 묻곤 하였는데,

물을 부으시면 밥을 남기시지 않는다는 암묵의 싸인이었고, 그럴때마다 늘 실망하여

돌아 섰다는 것이다,

그 후, 몇 년 후,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 동인이’ 동신이’ 공산당에게 살해되었다는

비보가 날아 들었던 것이다,

김 사장도 어느덧. 하던 인쇄소 걷어치우고, 손양원 목사님의 아들, 동인이 동신이

두 형들을 총으로 쏴 죽인 공산당을 복수하기 위해, 대한민국 육군 김일병

특등사수로 변신해 디.엠.지 철책선 야간 근무할 그 때로 돌아가는 타임 머신에

시동을 걸고 있었다,

흙 먼지 덮어쓰고 트럭에서 내리자 말자, 디.엠.지 대남 확성기에서 들리는 소리는

피양 사투리의 북한 여자 아나운서의 앙칼진 목소리였다,

“ 우리는 날마다 경애하옵는 수령님 덕분으로 ‘고깃국에다 이밥’ 배터지게 먹고

있습네다, ,보릿고개에 굶주린 이남 동무들 넵다 이쪽으로 건너 오시라요!”

그럴때마다, 전라도사투리 욕쟁이, 우리 선임하사는 “ 너거들 저 피양 기생같은 ㄴ의

말에 속아 넘어 가지 말랑께! 오늘 우리 부대 메-뉴는 대통령 후보 기호 2번, 박정희

후보가 내는 돼지고기국 이랑께!” 하며 우릴 위로하곤 하였는데, 반복되는 거짓말의

속성이란 마력에 홀린 ,이웃 중대 황일병은 그 말을 고지듣고 월북하여 매일 밤마다

대남 방송을 통해 우릴 유인하고 있었다,” 김 일병! 선임하사님! 저는 매일마다

고깃국에 이밥 싫컷 먹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금강산으로 휴가떠납니다!” 하며

 

우릴 유인하고 있었다,

김 일병도 그 거짓 선동에 속아 넘어 가지말라는 법이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짜낸

묘안이 바로 고전 음악 감상이었다, 그래서 첫 휴가때 양키시장에서 산 고물 소니

라듸오에 귀를 대고 ,서울 남산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 볼륨을 높이니 , 언젠가

유피에스의 노크 소리라 착각했던 배도빈씨의 운명 교향곡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베를린 필 하모니와 카라얀의 지휘였는데, 김 일병도 카라얀의 보조 지휘자가 되어,

신이 나게 벌벌 떨고, 손을 흔들며 야단 법석을 떨고 있었는데, 아마도 4악장 코-다의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쯤 이었을까해서, 갑자기 누군가가 지휘봉으로 김 일병의

철모를 후려 갈기는 소리와 함께, 별 하나가 번쩍하며 나타난 것이었다,

-4-

“이 총! 어떤 놈의 총이냐?!” 호통치는 사람은 작업모에 별 하나 계급장을 달고, 야간

비밀 경계 순찰을 나오신, 준장 사단장님 이셨다,

사단장님이 철조망에 팽개쳐 걸어둔, 김 일병의 소총을 빼앗아 들고 계시는 것이다.

전쟁터에서 만일, 병사가 적에게 총을 빼앗기는 날엔 곧, 죽음이나 다를바 없다는

엄중한 교육을 귀가 아프도록 들어 왔던터라, 이 큰 별이 청천벽력, 나에게 떨어졌다고

인식한 바로 그때였다,

“ 내가 너를 당장 군법 징계 위원에 회부하여, 엄벌에 처할 수 도 있겠지만, 내

아들같은 놈이 이 영하의 추위에 얼마나 추웠으면 벌벌떨며 손을 흔드는것을

보아하니, 측은히 여겨 그냥, 가벼운 경범죄인 영창 10일에 즉결 처분하노니,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조심하라! 는 훈계와 함께, 그 별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그 날 밤, 김 일병은 그 별의 명령대로 검은 죄수복에다 검정 고무신 신은 채, 마치

지옥만 같다고 소문 난, 연대 위병소 차가운 반 지하 영창에 수감되는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 이젠 죽었구나! 하는 탄성의 체념과 함께, 영창(. ) 안에 뚫려 있는 영창(.)

밖으로는 이미 어둠이 밀려왔고, 이상하게도 그 영창을 바라보는 김 일병의 눈앞에

별 하나가 반짝이고 있었다, 그 별은 나를 영창에 가둔 별 과는 다른 별이었는데,

얼굴이 새 하얀 별 ! 마치, 첫 휴가때 그 녀와 함께 잔디밭에 누워서 본 그 직녀성과

같은 별이 아닌가!

“ 이 지옥과 같은 영창에서 저 직녀성을 다시 볼 수 있다니…” 하는 순간!

철창 밖에서 요란한 군화 소리와 함께, 험상궂은 한 사나이가 들어오며 소리치는

것이있다,

“ 아니! 이게 누구십니꺼? 인사과 김 일병님 아니십니꺼!” 여기에 우째서 들어

왔느냐 물으며 소리치는 사내는 이 영창에서 악명 높다고 소문 난, 경상도 토박이

배건술 병장이었다,

그리고는 김 일병은 “ 보초때, 배 도빈의 음악을 들으며 벌벌 떪며 손을 흔들고

있다가, 별 하나인 사단장님께 발각되어 왔노라,” 고 진술하니, 다짜고짜. 그 배 도빈

이라는 자의 정체는 누구며 또,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었으면 그렇게 벌벌 떨었냐며,

마치 김 일병을 위해서라면 복수라도 해 줄 양으로 목소리를 높힌다,

“ 아, 그 배 도빈씨는 제가 제일 존경하는 독일의 작곡가의 별명입니다” 하니

그제서야 하는 말이, 걸작이었다, -5-

“그러면 그렇지! 우리 배씨 가문은 모두들 음악에 소질이 있고, 음악하면 끝내주는

음악 가문 인걸요!” 하며, 가문 자랑을 늘어지게 하며 한다는 말,

 

“ 난 우리 집안 형님 뻘 되는, 한국 유명 가수 ‘배 호’ 가 불렀던 “울긴 왜 울어 “ 를

제일 좋아해요! 김 일병님도 여기 영창에 계신다고 울거나 떨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계십시요! 우리가 어데 남입니까?”하며 계속해서 한다는 말은, 영창에서 주는 콩밥이

지겨우시다면, 우리 애들 시켜, 라면도 끓여 드릴 것이고, 추우시면 오리털 침낭에다,

소설책 ,성경책 ,만화책, 라디오까지. 다- 넣어 드릴테니, 아무 염려 말라고. 갖은

친절과 호의로 연기(?) 하는, 배 건술 병장의 심리 저의를 아무리 눈치 없다는 김

일병 인들 조금은 눈치를 채고 있었던 것이다,

때마침, 죽음의 사지인 월남 전쟁이 시작되던 때였고, 맹호부대 용사들의 부산항

출항을 계기로 육군본부의 파월 병사 차출이 시작되어 당시, 현역 군인들은 너도 나도,

파월 장병 강제 차출에서 면제 되기만을 간절히 바라던 때였다, 비록 김 일병이 말단

쫄병 계급장을 달고, 영창에 들어온 영어의 몸이긴 했지만 ,연대 인사과의 월남 병사

차출의 중대한 임무를 띤, 일선 실무자로 그 펜대를 거머쥐고 있다는 것을, 배건술

병장인들 모를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배건술 병장의 호의에 위로를 받는듯 보였지만, 사실 김 일병의 마음은 매일

밤마다 영창 속에 떠 있는, 저 별과의 은밀한 대화가 유일한 위안이었고 즐거움

이었던 것이었다,

벌써, 영창 생활 9일째 되던 날이었다,

연대 인사과 신상철 병장이 제대복을 입고, 군대 매점에서 막걸리 한병을 사들고

면회를 온 것이다, 신 병장은 서울 모 명문대 $대학에서 국어 국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엘리트 출신이었고, 김 일병의 직속 상관으로, 얼굴에는 대한민국 지도 마냥,

검붉은 반점이 있는 개성과 지성을 겸비한 인상을 가졌고, 이제 3년 만기 제대를

겨우 하루를 앞둔 터 였다,

“김 일병! 차가운 이곳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았어, 이것 한잔 쭉- 들이키게,

물론, 자네가 예수 믿고 술 못한다는건 알고 있지만 말이야!” 하면서, 독일에서 신학

박사 공부 한다는 자기 외삼촌 에게서 한국 교회 실정을 어깨 넘어 들어 조금은

짐작 한다면서, 김일병에게 은근히 음주의 정당성을 간접적으로 나마 인식 시키려는

의도가 깔린 뜻으로 풍월을 읊으 대는 것이다,

즉, 말하자면 한국 기독교는 한국사회의 폐습 운운하며 선교사들이 만든, 금주

금연이란 관습법의 영창에 갇혀, 맨날 울며 불며, 죄의식 타령, 회개 타령, 하나님

앞에서, 각설이 타령만 하다 교회 출퇴근 한다느니,, 세계적인 보수주의 신학자 칼

바르트나, 히틀러 암살 주범으로 옥에 갇힌 담배골초인 본 회퍼 목사가 하는 술,

담배는, 전혀 죄가 되지않고 유독, 한국 교인들에게만 죄로 적용시키는 것은, 보편적

기독교 윤리에 어긋난 한국적 민주주의에 편승한 , 한국 기독교 만의 횡포라느니,,

하면서 최근 입국한 외삼촌의 어깨넘어로 들은 뉴-스 라며 읊으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국제 사회의 산업 생산 부조리까지 들추어 내면서, 마치 한국 기독교

평론가인것 처럼 목에 핏대를 올린다, -6-

한국 사람들이 편의상 만든 짝퉁 기독교가, 중국 사람들이 만든 짝퉁 롤렉스, 시계니,

짝퉁 루이비통 가방과 무엇이 다를 바 있느냐는 것이다, 예수님도 직접 포도주를

만드신 장본인이고, 최후의 만찬때는 꼬냑과 같은 독한 술을 돌렸다는 둥,,, 서울의 한

대형교회 어떤 장노는 주가 조작하여 수 10억을 챙기고, 고급 나이트 크럽에서 돈을

물쓰듯 뿌리면서, 고작 몇 백 만원 감사헌금하고 성자 취급 받는데, 휴지나 주워

생활하는 한 집사는 그렇게 고된 노동 끝에, 목이 말라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잔

 

했다는 죄로, 예배당 뒷석에 꿇어 않아 근신하는 형벌이 너무 불평등한 현 한국

교회의 가혹한 횡포가 아니냐는 것이었다, 이렇게 현 한국교회와 무슨 원수라도 진

사람들 처럼 침을 튀기며, 김 일병과 신 병장은 서로 박장 대소하며, 막걸리 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나팔을 불때, 갑짜기 신 병장이 언젠가 몇달 전에 사무실에

들어 오시면서 등 뒤에 편지 하나를 감추며 들어와 “ 김 일병! 지금 당장 매점에 달려

가서 막걸리 한병 사가지고 와! 아마도 김 일병이 펜팔하며 죽고 못산다는 그 여학생

편지 같아 보이는데 막걸리 한병과 교환하자!” 고 제안하며, 김 일병의 애간장을

태우던 일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계속해서 침을 튀기며 한다는 말씀은,

“ 자넨 겨우 별 하나를 만나, 영창 살고 있는것, 다행으로 생각해, 어떤 사람은 밤에 길

가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별똥에 맞아, 죽는 사람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땅이

갈라지는 지진에 빠져 죽는 사람도 있어, 아 참! 말이지, 김 일병이 영창 가는날 그 날

이네,!”

우리 연대 취사병이 월동 준비용, 김장독을 묻을려고 뒷산에서 곡괭이로 땅을

파다가, 6.25때, 인민군이 묻어 놓은 대 전차지뢰 뇌관을 때렸다지 뭔가 전차도 부숴

버린다는 그 폭탄이 터졌으니 어떻게 된줄 아나? 짐작이나 가?!”

취사병이 그 폭탄에 맞아, 만신창이가 된 그 시체가 무려500 미터 떨어진 우리

인사과 내무반 문 앞에 떨어져 있었어,!” 그 취사병을 김 일병이 잘 알고 있는

이유는 , 어느날 아침 배식 후 인가? 배가 차지 않아,

밥 그릇을 창구에 넣으며 밥 한주걱만 더 달라 애걸 했을때, 밥그릇을 식당

바닥에다 내 동댕이 쳐. -7-

‘쨍그렁’ 하며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김 일병에게 창피를 주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그 놈은 고집까지 쎄어서 , 우리 군목 소목사님이 늘- 예수 믿고 구원

얻어 천당 가자고 전도하면, ‘교회가서 100원 헌금하고 겨우, 9원이나 얻는,

손해보는 짖은 안겠다고 늘 손익계산서를 쓰며 군목 소목사님 속을 썩이더니, 결국,

그 놈의 장례식은 누가 치른 줄 알아? 또, 구원 얻지 못하고 떠난, 그 놈의 시신을

짊어지며 눈물까지 흘리시더라고, 쯧쯧!

“ 그런데 김 일병, 이게 다 뭐야? 순수 문학 소설책 이쟎아! 김동리의 ‘까치 소리’

,황순원의 ‘ 소나기’ 김동인의 ‘발까락이 닮았다’ 어쭈!

“ 이건 또 뭐야! 신이 죽었다는 목사 아들 니체의 철학책이며,, 로맹 롤랑의

‘베토벤 전기’ 며,,, 김 일병은 지금 영창 생활하고 있는게 아니라, 호텔생활 하고

있구먼! 하시면서 자신의 심중의 소리를 꺼내는 것이다,

자신도 비록, 국문학과에 몸 담고 있지만, 그렇게나 지루하고 케케묵은 순수 문학

논쟁은 이제 신물이 난다는 것이고, 순수 문학을 해봐야 돈도 안되고, 딱 굶어 죽기

십상인 직업이라느니, 투덜거리며, 김 일병도 보아하니 순수 음악에 관심이 있는것

같은데, 그 동네 사정은 어떠냐? 물어 오는 것이다,

그래서 신 병장의 배곺은 순수 문학동네 예기에 동조라도 하는듯, “ 우리 동네도

마찬가지예요, 늘 대중 음악의 그늘에 밀려, 트로트 공연에는 모두들 야단 법석

떨지만, 순수 음악회는 파리만 날리는 형국이라고 맞장구 치면서, 김 일병은 첫

휴가때 겪은 일이 얼핏 생각나기도 해서, 한마디 거들어 보았다,

휴가 첫날, 서울 호암아트홀 개관 기념 공연으로, 일본 엔, 에이취,케이

교향악단이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공연때의 일이었는데, 마지막 악장의

 

짧은 쉼표에서 연주가 끝난 줄로만 착각한, 청중들의 성급한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고

또, 심지어는 기립박수까지 치며 지휘자를 곤혹스럽게 했던 해프닝을 예기했지만,

갑짜기 지휘자의 황당해하는 모습이 어쩌면 ,몇년 전, 김사장에게 원고 독촉을 하며

황당하게 호들갑 떠는, 인쇄소 김 양의 모습으로 오버랲 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참에, 그때 쓰고 싶었던 원고를 요약하여, 신병장 과의 대화로 이어

가고 싶었던 것이다, -8-

“신 병장님! 사실 말이지 순수문학과 순수음악은 다-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쌍둥이 남매나 같은 것이지요,” 라며 시작한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그건, 음악과 문학의 상호 예술성의 미학으로, 단테의 신곡이나, 멘델스죤이 쓴

섹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이나, 로미오와 쥬리엣, 마스네가 쓴 도키호테,

스트라우스의 살로메, 로시니의 신데렐라, 루쏘의 마을의 점쟁이, 괴테의 파우스트,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리하르트 스트라우스의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

하였다 “등’,,,, 무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순수 음악과 순수 문학의 만남을 예기하며,

또 우리 나라에서도 일찌기 공연된, 현재명의 오페라, 춘향전, 박재훈의 유관순,

손양원, 장일남의 원효, 콩쥐 팥쥐, 왕자 호동, 이순신,,,등이 다- 음악과 문학의 상호

밀접한 관계성을 가지고 창작된 것이라며, 지루한 예를 열거하였다,

그리고는 곧장, 신병장이 그렇게 빈정대던 ‘니체’ 예기로 마무리 하기로 작정하였다,

“ 신 병장님, 니체 있쟎아요? 하며 시작하니,

“김 일병! 또 신은 죽었다는 그 괘변쟁이 목사 아들, 니체인지 시체인지 하는 그

철학자 예기 할려고?!” 하는 것이다,

“ 신병장님, 니체는 괘변쟁이가 아닙니다,! 그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는

등, 훌륭한 저서를 남겼을 뿐 아니라, 베토벤과 바그너. 쇼팽의 광이었고, 신은 죽었다

했지만, ‘음악의 신은 죽지 않았다’ 면서, 자신은 장래에 ‘음악하는 소크라테스가

되겠다’ 고 했으며, 심지어는 ‘나의 베토벤은 너희의 베토벤과는 다르다’ 고 고집하며,

순수 음악에 대한 깊은 열정을 가지고 있었고, 심지어 그의 논술서에서는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요 피곤한 삶이며, 유배 당해 영창 사는 삶이다,” 하면서,

인생사에서 음악의 중요성을 강조 했습니다,

그리고, 순수 음악이나 순수 문학이란 것은, 마치 조각배를 타고, 인생이란

망망대해를 외로이 노져어 가는 뱃사공에 비유하며, 꾸준히 항해를 하다 보면,

세익스피어, 괴테가 살고있는 섬도 만날 수 있고, 바-흐, 베토벤 같은 즐거운 섬도

만날 수 있으니 우리도 저 뱃사공 같이 매일 노저어 가야만 한답니다,” 하니,

신 병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듣는 척 하더니, 하시는 말씀,

“ 김일병! 도사 앞에서 요롱 흔드는 설교 그만 하구, 밖이 벌써 어두워져 별이

떴구먼 그래! 우리 둘의 운명의 시간이 드디어 다가 온것 같아, 지금 작별하면, 우리

언제 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살아 생전에 말이야!” 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신

병장님을 보며 “ 신 병장님,! 언젠가는 판문점에서 열릴 우리의 소원이었던, 남북

통일 기념 행사장의 불꽃놀이와 함께, 다시 울려 퍼질, 베토벤 운명 교향곡 들으며,

신병장님을 다시 만나길 소원해 봅니다!” 하는데, 등 뒤에서 갑짜기,

-9-

“ 타다다 단 !!! “

노-크 소리를 내며, 배 건술 병장이

 

문을 따고 들어와 “ 승리! “ 라는 거수 경례와 함께,

“지금 즉시,! 김 일병을 출소 시키라는 사단장님의 명령 이십니다!” 하면서,

출소하는 김 일병 귀에다 손 나발 을 대며 한다는 말은 “김 일병님! 출소 하시면

파월 차출 명단 기안서 에서, 제 이름 배건술! 을 꼭 기억해 주실 거지요?!” 라며

재차 확인하는 울먹임의 소리를 들으며 , 신 병장과 함께 ㅂㅂ캄캄한 영창 문을

나서며, 김 일병이 그렇게 아끼던, 소니 라디오와 때묻은 신약성경을 꺼내어 신

병장님께 건네며, 평생 처음으로 설교하였다,

“ 신 병장님! 예수 믿고 구원 받아, 천당에서 다시 만나요!! “

그때, 어둠 속 저 멀리, 서쪽 하늘 스카이 라인으로 부터, 석별의 정을 아쉬워하는

두 병사의 머리 위로, 긴 궤적을 그리며. “ 별 “하나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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