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 을
이광지
햇빛 향한
단풍나무 귀퉁이
고운 물감 드리우기에
아- 네가 오는구나 알았어
하늘빛 깊어지고
새벽녘 찬기운에 몸 움크렸지
그렇게
말없이 찿아와주는 너-
너를 맞이하려
정원숲으로 간다
여름내내 비워 놓았던
이끼핀 낡은 벤취 위에
지친 마음하나
덩그만이 올려놓고
아무 생각없이 너를 바라보는데
바람이
가을의 메세지
이른 낙엽 한장
조용히
내 발아래 떨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