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월
이광지
바람에 날리는
흰머리 쓸어 담으며
잠시 멈춰
뒤 돌아보니
걸어온 길 아득하게
어른거리는 실루엣
길목마다 새겨놓은 사연들
수 놓아진 추억들마다
쉬임없이
열정안에 머물고
희망으로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것만
남겨진 텅빈 길 위엔
바람만이
맴돌다 사라지는구나
저 멀리
희미하게
왠 소녀 하나
긴머리 핑크빛 머리핀 꽂고
원피스 레이스
팔랑이며 뛰어 노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