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 나무
이 정 강
카프리 섬에서
폼페이 유적지에서
마주친 Yucca, 실란나무는
매끈하고 훤칠한 잎사귀를
공중으로 손짓하며
하루종일 구름을 불러들였다
구름은 새하얀 Yucca 꽃무리 속에서
헤어나올 길을 잃었다
이제 우리 집 앞뜰에
유카나무를
망부석처럼
아니, 지킴이 나무로 세웠다.
4월 어느 날, 어머니는 가시고
아열대의 유카나무를 모셔와
“어머니 나무”라고 불렀다
날마다 올려다 보며 인사한다
“씩씩하게 잘 살아라” 하며
머리를 쓰다듬고
카프리 해변에 두고온
눈시린 하얀 Yucca 꽃다발을 흔든다
그 옆에 심은 오이 모종도
훤칠하게 키를 늘리더니
덩굴손을 유카 잎사귀 끝자락에 감고
오이 열매들을 매달았다.
오이도 유카나무가
엄마인 줄 아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