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 나무

웹관리자 2023.07.04 20:30 조회 수 : 21

유카 나무

 

이 정 강

 

카프리 섬에서

폼페이 유적지에서

마주친 Yucca, 실란나무는

매끈하고 훤칠한 잎사귀를

공중으로 손짓하며

하루종일 구름을 불러들였다

구름은 새하얀 Yucca 꽃무리 속에서

헤어나올 길을 잃었다

이제 우리 집 앞뜰에

유카나무를

망부석처럼

아니, 지킴이 나무로 세웠다.

4월 어느 날, 어머니는 가시고

아열대의 유카나무를 모셔와

“어머니 나무”라고 불렀다

날마다 올려다 보며 인사한다

“씩씩하게 잘 살아라” 하며

머리를 쓰다듬고

카프리 해변에 두고온

눈시린 하얀 Yucca 꽃다발을 흔든다

그 옆에 심은 오이 모종도

훤칠하게 키를 늘리더니

덩굴손을 유카 잎사귀 끝자락에 감고

오이 열매들을 매달았다.

오이도 유카나무가

엄마인 줄 아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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