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영혼, 버려진 영혼

웹관리자 2023.06.19 21:48 조회 수 : 37

 

                                         잊혀진 영혼, 버려진 영혼

 

동녘해는 여전히 따사로이 여기에도 비친다

창공의 푸름은 점점 엶어져 비수의 칼날을 보여준다

봄빛과 함께 어우러진 찬 바람은 휘몰아치며 이곳을 흛는다

머어먼 역사의 한 귀퉁이 이백년전, 흑인 노예의 후손, 빼앗긴

땅의 후손,인디안의 뼈아픈 슬픔을 간직한 채 잠들은 이곳이다

 

또다시 반란의 역사, 전염병에 희생된  500여의 영혼, 어린 아이들

교회의 신성함에 범접할 수 없기에 여기에 던져진다

부모의 통곡, 지금도 여기에서 어우러진 이곳,

역사의 강물 여기서 멈춘다,

누구도 거들떠 보지 않았던 시절,

이제야 기념비 하나로 그들의 영혼을 달랜다

 망각의 세월 누구를 누구를 탓하랴

 

적막을 깨뜨린 다람쥐 한마리, 무엇에 놀란 듯 황급히 철책을 빠져 나간다

새들도 머물지 않고, 우짖지 않는 이곳

그 망각의 역사를 짊어진 고목나무 한 그루

 안타까운 듯 체념한 듯 고요히 머리 숙여 모두를 내려본다

잊혀진 영혼, 버려진 영혼을 껴안고

 

04/09/2023 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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