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퀸즈보로 칼리지 졸업
대한민국 해병대 전우회 부총재
뉴욕지역한인회 연합회 회장
미주청솔문화재단 자문위원
한국스토리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2024)

6월 마지막 일요일 오후

웹관리자 2025.07.12 13:53 조회 수 : 2

 

6월 마지막 일요일 오후

청덕 최영배 

6월의 햇살은 유난히 단정하다.
나뭇잎은 짙어졌고,
세상의 색도 조금 더 진심에 가까워진 듯하다.

오늘은 6월의 마지막 일요일.
창가에 앉아 조용히 흐르는 시간을 바라본다.
긴장을 풀고 기대앉은 마음 위로
커피향이 가만히 스며든다.

올해의 반이 지나갔다는 건,
어쩐지 조금 놀랍고, 또 조용히 안쓰럽다.
계획했던 것 중 얼마나 해냈는지
기억보다는 느낌이 더 많아진 나날들.

하지만 그런 나를 책망하지 않는다.
오늘 같은 오후엔
그저 살아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니까.

창밖엔 구름이 천천히 흐르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린다.
반년을 잘 살아낸 나에게
6월이 작은 위로처럼 말을 건다.

괜찮아, 이제 남은 절반도
천천히 걸어가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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