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배
퀸즈보로 칼리지 졸업
대한민국 해병대 전우회 부총재
뉴욕지역한인회 연합회 회장
미주청솔문화재단 자문위원
한국스토리문학 시부문 신인상 수상 (2024)

 

아버지의 뜬눈으로 지샌 밤들이

아들의 찬란한 밤으로 물든다

 

청덕 최영배

 

겨울 들녘, 하얀 서리 속을 걸으며

거친 손바닥에 봄의 씨앗을 감싸쥔 사람,

이른 새벽 장터에서

별빛을 이고 돌아오던 그 뒷모습.

 

바람에 시린 골목길 끝,

연기처럼 흩날리던 한숨 속에서도

달빛 같은 믿음을

아들의 품에 고이 내려놓았다.

 

아들은 지금

꽃등처럼 환한 불빛 아래 서 있지만,

그 빛의 뿌리는

아버지의 깊고 검은 밤 속에 뻗어 있다.

 

눈꽃이 녹아 강물로 흐르듯,

그 긴 세월의 헌신이

오늘의 노래가 되어 울린다.

아버지의 이름,

내 마음속 가장 오래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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