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

웹관리자 2022.11.23 10:54 조회 수 : 15

수국

 

송온경 시인 

 

눈물 한 방울 없이 선인장은

뜨거운 태양 아래 자라고,

밤새 맺힌 이슬모아

백년에 한번 강렬한 색채로

적막한 사막 수 놓는다지만

 

그대 수국, 푸르디 푸른 물항아리꽃

이슬방울로도 채울 수 없는 목마름에

고개 떨군 채 오열하네

 

후두둑 빗방울 맞으며

풍만한 물빛 미소 머금고

때아닌 강풍에 아름드리 나무 쓰러져

둥지속 아기새 집 잃어도

몸 추스르고 일어나는

너의 꽃말은 ‘처녀의 꿈’

 

선인장 같은 강인함과 열정은 없어도

안개비에 촉촉이 젖은 채

진초록 치마위로 살포시 고개 내미는

 

그대

연분홍빛 솜사탕

새하얀 구름빵

보라빛 속사랑

 

아 물의 요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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