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상념
송온경 (Nature Poet 유튜브 시인)
브이 자를 그리며 하늘을 가로지르는 새들의 날갯짓에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달리는 자전거 바퀴에도
가을이 물들어 간다
불그레 단풍이 든 숲
거울같은 호수에 제 모습 비춰보고
꺼이 꺼이 소리치는 귀향길 오리들
정든 호수 한 바퀴 돌아보네
바닷가 모래밭에 뛰노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
오수에 빠진 가을 바다의 적막 다 깨워놓고
차디찬 돌 섬위에 앉은 갈매기 한 마리, 외로이 생각에 잠긴 듯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이 있을까
생명의 끈 놓고 하나 둘 낙하하는 나뭇잎들
맑은 호숫물에 막 떨어진 그 미소가 처연하게 곱기만 하구나
저 멀리 바다위의 흰 돛단배
구름빛 하늘과 유리빛 바다 사이에 한 조각 꿈만 남기고
불어오는 바람에 온 몸을 내맡기네
떨어지는 가을 낙엽처럼...
그러나 낙엽은 봄이 오면 다시 연둣빛 풀잎으로 돌아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