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옷을 고르다가 문득
가끔 들려 보는 헌 옷 가게
옛 주인의 체취 품고
뽐내는 옷들이 즐비하다
입기 싫어서
입을 수 없어서
즐겨 입을 겨를도 없었을 듯
이런 저런 옷들 입어보며
거울 안에서 만나보는 옛 주인
걸맞지 않은 가격표에
말할 수 없게 된 사연 매달고
또 한번의 삶을 꿈꾸는 헌 옷들
옷을 고르다가 문득
나를 닮은 내 작품 매만지는
야윈 손을 본다
세상 떠난 후에도
외로운 이에게 안기고 싶은 내 작품의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