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이별

웹관리자 2025.08.30 13:02 조회 수 : 4

시월의 이별

 

손정아

 

갈잎은 외침의 날개가 있어

그 날개들은

비바람 사이에서 여러 개의 소리울음으로

들썩이다가 각기 어디로들 가

 

고통의 잔살이 바람에 꼬집힐 때

내리는 온도가 있었을 거야

그 잎맥의 날개가 추웠었는지

그걸 물어 볼 생각은 해보지 못 했어

젖어버린 것은 이미 침묵이었으니까

 

잃어버린 퍼즐조각 하나

메꿀 수없는 그 빈자리엔 벌써 정이 가득 차

출렁이는 어제는 있었고

오늘은 없다는 소멸의 인지까지

아픈 이별이 몹시도 두렵고 슬프기도 해

 

그대 떠난 가을에 접혀진 시월은

영원할 것 같았던 어느 멎진 날을 삼켜 버리고

바로 겨울이 가로질러 왔지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얘기할 것을

지난 후에야 그리 아쉬워 올까

낙엽 진 소식에 새벽바람 또 소스라친다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윤동주 시인님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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