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월의 이별
손정아
갈잎은 외침의 날개가 있어
그 날개들은
비바람 사이에서 여러 개의 소리울음으로
들썩이다가 각기 어디로들 가
고통의 잔살이 바람에 꼬집힐 때
내리는 온도가 있었을 거야
그 잎맥의 날개가 추웠었는지
그걸 물어 볼 생각은 해보지 못 했어
젖어버린 것은 이미 침묵이었으니까
잃어버린 퍼즐조각 하나
메꿀 수없는 그 빈자리엔 벌써 정이 가득 차
출렁이는 어제는 있었고
오늘은 없다는 소멸의 인지까지
아픈 이별이 몹시도 두렵고 슬프기도 해
그대 떠난 가을에 접혀진 시월은
영원할 것 같았던 어느 멎진 날을 삼켜 버리고
바로 겨울이 가로질러 왔지
더 많이 웃고 더 많이 얘기할 것을
지난 후에야 그리 아쉬워 올까
낙엽 진 소식에 새벽바람 또 소스라친다
“그 때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
“윤동주 시인님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