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맨해튼
햇살아래 아지랑이 멤도는 하늘
새들이 나란히 줄 지어 나르고 있다
만났다 헤어지는 구름사이로
옛 얼굴들이 지나간다
다시 열린,
맨해튼 Macy's는
낯설은 봄 바람에 떨고 있는데
찬 바람 치솟는 빌딩사이
바바리 코트 깃세워 머풀러 두르고
거리 만들어 흩어져 걸어가는
행인들,
짙은 안경, 마스크 쓴 얼굴에는
겨울 호수가 잠겨있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적명의 숨소리에 허득이는 맨해튼
아직 서먹서먹 낯설다
어디 선가 날아온 작은 새
한마리
내 발등위에 낙엽처럼 또로로 굴러간다
3.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