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 한 켤레

웹관리자 2023.01.07 17:17 조회 수 : 18

발자국 한 켤레

 

변정숙

 

아무도 오래 머물지 않는

 

누군가는 시작을 하고 누군가는 돌아오는, 길 위의 점

정거장

밀물인 듯 썰물인 듯

빠르게 사라지는 파도처럼 넘실 넘실 떠나 왔다

 

버스에 오르듯이

시간에 올라 타면서 흘리고 온

무수한 발자국

여기 저기 가랑잎처럼 흩어지면서 사라졌다

허공으로

땅속으로

 

생의 정거장마다 벗어 놓은 발자국

 

우리가 걸어 온 흔적들 어디로 갔을까

 

노을 붉게 타는 길 끝 정거장

누군가 벗어 놓고 간

발자국 한 켤레

 

새털인 듯 구름인 듯 날아가고

다시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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