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나무 카페

웹관리자 2023.01.07 17:19 조회 수 : 54

미루나무 카페

 

변정숙

 

누가 하늘을 지피고 있나

불볕, 콸콸 쏟아지고 있다

 

뜨거운 몰매를 맞고 서있는 미루나무

묵언의 항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곳곳 하게 서서

푸른 멍이 든 그림자를 복사하고 있다

 

흙 위에 떨어진 빛 부스러기를 먹고 살찐, 푸른 그늘

찰랑찰랑 물소리가 날것도 같다

달아오르는 흙을 식히고도

남아도는 그늘이 세평이다

누구든 오라 한다

쉬어 가라 한다

 

도시의 사막을 건너는 낙타들이 온다

빈 병 줍는 김 노인도

피자 집 배달부 영대씨도 단골이다

상냥한 그늘은 공짜

이파리 부채바람은 서비스

 

팔월의 미루나무 카페는 성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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