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그대
새 해가 되어 그동안 적조했던 고국의 지인이나 친지들에게 전화 문안을 했다.
많은이들이, 그들의 자녀에 대해 묻기가 주저스러울 만큼 자녀문제로 깊은 시름속에
애를 태우고 있었다. 어릴 때 보았던 그 아이들의 얼굴 모습이 거의 기억이 나지않지만
얼마나 똘똘하고 귀엽던 아이들이었다. 뒤쳐질새라 남들하는것 빠지지 않으려 힘들게
과외다, 학원이다, 뒷바라지 했던 부모들, 그 희망과 기대가 무색하게 취업은 너무나
어렵다한다. 놀틈 없는 경쟁속에서 학업을 마치고, 수 많은 곳에 이력서를 내어도 불러
주지 않는…, 그 초조하고 답답한 본인들 마음은 얼마나 더 힘드랴. 삼포세대, 오포
세대라는 말을 들어는 봤으나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포기하는줄은 몰랐다.
성인이 되었으나 직장이 없으니 연애도 자신이 없고 결혼은 더 엄두가 안날 수 밖에
없다한다. 이제는 꿈도 잃어버린 모든것을 다 포기해 버린 N포세대가 된 자식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한숨이 얼마나 깊으랴싶다.
한창 풋풋하게 피어나야할 청년들, 오래두고 갈고닦은 장래의 포부와 희망으로 뜨거
워야할 젊은 가슴이 절망으로 움츠러 들고있다. 젊은이들이 이렇게 된데에는 우리사회
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한다. 최고만 대접받는 사회의식이 바뀌어야하며, 최고만 위한
교육도 시정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넘어져 뒤쳐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과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연습없는 인생, 누구에게나 삶은 처음 가는 길이다. 그래서 산다는건 어려운 모험 길이
나 같다. 폭우에 갑자기 길이 끊어지기도 하고, 길을 잃고 숲을 헤멜 때도있다. 전쟁으로
불구가 되기도 하고, 원치않는 질병이 찾아오기도한다. 불확실한 인생길, 뚜벅 뚜벅 가야
할 뿐 뒤돌아 설 수는 없다. 뜻대로 생각대로 안 되는 인생길에 비바람만 있는건 아니다.
꽃이 필 때도 있고, 흰눈이 축복처럼 온 세상을 하얗게 덮을 때도 있다. 비온 뒤에 오색
무지개가 뜨기도 하고, 생각지 않은 행운이 기다릴때도 있다.
나 와 너, 그 어떤 생명도 하찮은 생명은 없다. 자신에게, 내 부모에게, 가족에게, 내가
딛고 선 세상속에 우리는 너무나 너무나 귀한 존재이다. 우리 인생은 세상을 지은 창조
자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엄청나게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젊은이여, 다시 일어서라.
비록 지금 서 있는 환경이 어둡고 옹색할지라도, 그대에겐 아직도 많이 남은 시퍼런
젊음이 있다. 우리 세대에는 지금 그대들보다 훨씬 더 어려웠던 맨땅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발버둥쳐야했던 젊은시절을 지나왔다. 어디 기댈데도, 원망할 데도 없었던….
두려움에 맞설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세상이 변화하듯 기성의 인식도 바뀌게됨을
깨달아 다시 가슴에 새 꿈을 꾸라. 높은 가치를 식별할 눈을 가지고 먼 미래를 바라보라.
맡은 바는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하고,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것이 명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너를 높이는 것은 고가의 사치품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뜻을 가진
따뜻한 인격인 것이다.
젊음은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이냐. 젊음의 이름은 열정, 포부, 사랑같은 젊은이를
수식하는 낱말들은 눈부시도록 밝다. 무엇을 걸쳐도 어울리고, 꾸미지 않아도 싱그럽고
예쁘다. 무엇보다도 그들의 눈빛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을 읽을때 난 가슴 가득
한 배부름을 느낀다. 부디 다시 꿈을 꾸며 무엇이든 일어나 시도해 보라.
러시아의 사실주의 소설가 N V고골리는 ‘청년은 미래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하다’ 라고 했다. 큰 것, 많이 가진것만이 성공일 수 없다. 작은것에도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진정한 행복을 만든다.
내 자식같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모두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