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나의 카푸치노 향기

웹관리자 2023.07.08 19:37 조회 수 : 30

베로나의 카푸치노 향기 

 

비에 젖은 장미의 향기는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선율과 어우러져 은은히 퍼진다. 

 

커피를 마시기보다 커피 향이 간절하다. 

이태리를 여행했던 순간이  커피 향기에 묻어 따라 온다.  

 

이태리는 로마나 피렌체 베네치아 밀라노 등 볼만한 곳이 많은 곳이다. 

그 아름다운 도시들을 여행하던 중 

베로나를 들어가는 첫 관문으로 알려진 포르타 누오바 같은 벽돌로  만들어진  이태리 북부

,성벽으로 둘러싸인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작은 콜로세움 같이 고스란히 간직한 이탈리아

베로나를 방문했던 그날도 비가 많이 내렸다. 

비 때문인지 여행 중 가장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베로나는 다른 곳보다  더 낭만적으로

다가왔다. 

 

샤핑하는 마찌니 거리를 다니며 꽃으로 장식된 건물마다  

비에 젖어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더욱 그 도시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해졌다. 

로마 시대에 지어진 원형 경기장인 아레나를 다니며 중세시대에 

내가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줄리엣이 살았던 베로나를  이태리 마지막 여행코스로 가던 날,  

빗속에 서 있던 나는 영화 속 로미오가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며 발코니에서 달콤한

사랑의 언어 앞에서 쥴리엣이 가슴 뛰던 장면이 눈에 선하다.

당연히 사랑이 머물던 그 곳에서 사진을 찍고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가슴 속에 진짜 사랑을 품은 이들에게는 소설 속 만들어진 이야기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건

영화 속 두  남녀의  아름답고 안타까운 사랑 때문일 것이다. 

줄리엣 동상의 왼쪽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여행객들은 민망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많은 여행객들이 만졌을 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셰익스피어의  사대 비극이 아니어도  충분히 비극적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나 베로나에

온 여행객들의 간절한 마음을  모르진 않는다. 

오랜 세월에 걸쳐 서로 다투어 온  캐퓰리트가와 몬테규가의  

자식들이 이루지 못할 사랑에 빠져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애절한 마음이 들게 한

영화로  우리들  기억 속에 남아있다. 

 

쥴리엣이 살던 베로나가 배경이 되어  누구나  영화에 빠져 가련 청순한 올리비아 핫세와

 네오나르 위팅의 아름다운 요정 같은 미소년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유치한 사랑의 구애는  모차르트의  존 도비니의  사랑하는 이여 창가에 와 달라는 애절한

 세레나데부터  카사노바가 사랑을 구하는 바람둥이들이 할 만한 구애지만  창문을

 열어다오 내 사랑 줄리엣 하던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 겹치며 기억한다. 

로미오가 구애하는 글을 읽어보면  진짜  유치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아름답다. 

오페라는 언제나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노래하고 여자의 비극과 

남자의 바람둥이를 묘사하는데 로미오와 줄레엣은 이루지 못한 안타까운 사랑을 노래했다. 

 

우리에겐 아련한 작품 속의 두 배우의 모습이 아직도 심장이 심하게 뛸 만큼  아름다운

장면들로 기억되는데  그 곳 베로나를 걷던  여행객들은  영화 속 아름다운 사랑에 빠진

질풍노도의 사춘기 소년 소녀의 16살만 기억하지  지금 70대가 된 그들을 기억하지

않는다. 

 

미성년자를 침실에서 나체의 장면을 찍게 했다고 소송을 했다는 기사를 언젠가 읽었는데.. 

나이 든다는 건  때에 따라 사람에 따라 추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예술이 아름다운 건 아름다움으로만 보자. 

 

영화는 영화로 남아야 하고   내용 또한 셰익스피어가 만들어 낸 허구의 내용일 뿐이다. 

감동적인 영화를 역사에 남기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이야기는 

중년의 된 모든 이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아름다운 사랑으로 남아있다. 

 

시간이 지나며 처음과 같은 마음이  변하는 건 인간이기에  그러하다고 느끼며..

사랑이 변하는게 아니라 사람이 변하는게 맞다. 

 

아름다움 뒤에   변하는 사람의 마음이 숨겨져 있던  

베로나의 추억은  오늘같이 비 오던 날, 

낭만의 베로나를 여행하며  근처에서  카푸치노의 쓰디 쓴 5유로의 커피 향기를 마시던

 시간이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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