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스톤 브리지

웹관리자 2022.11.14 10:49 조회 수 : 22

화이트스톤 브리지

 

 

 

오늘도 승객을 가득 태운 버스가 숨차하며

*화이트스톤 브리지를 건너간다

 

인디안 아프리칸 히스페닉 아시안 각양각색의 이민자들

지구의 사방 곳곳에서 민들레 씨앗처럼 날아들어

이 풍요의 대국 변두리에 정착해 용케도 살아가는 사람들

저마다의 모국어로 왁자지껄 하다가도

버스가 다리 한가운데를 통과 할 때는 모두 조용해져

목을 길게 빼고 창밖을 바라본다

 

멀리 맨해튼의 거대한 마천루가 안개 속에서 신기루처럼 나타나고

반대편 강포구로 화물선들이 유유히 들어오며

햇살 튀는 물결위로 갈매기들 힘차게 날아오르는

강변 풍경은 아름답고 평화롭다

 

강가 늪지에서 졸고 있던 억세풀들이 서로의 처지를 안다는 듯

버스를 향해 일제히 손 흔들어 주면

모두들 고향 떠나 사는 서럽고 힘겨운 삶도 잠시 잊은 채

유람선 탄 관광객들 인양 환한 얼굴 된다

 

뉴욕 변방의 고달픈 이민자들

화이트스톤 브리지를 건널 때만은 백일몽 속에서

자유의 여신상 포즈를 하고

희망의 횃불 높이 치켜든다

 

 

 

 

 

 

*화이트스톤 브리지; 뉴욕 변두리 지역과 도심을 연결해 주는 다리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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