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적 겨울과 봄 사이
곽상희
누가 닫힌 문 사이
고개를 밀어 넣는다
어둠의 내, 도적처럼
몸이 아찔, 비틀, 예사롭다
거미집 이슬 맺힌 햇살
맑고 투명한 틈,
굳었던 겨울물이 비켜 흘러가고
시간이 지나가는 소리의 틈, 얼른얼른
선잠에서 일어선다
제비꽃도 고요해져서 납작 엎드려 있다
편견도 사라지고 오해도 가물가물,
보랏빛 봄 향기에 실려 겨울이여 안녕,
봄날이 핀다
햇살이 갈라놓은 들창 작은 틈으로
봄의 상념들이 오락가락,
나의 한기, 한기의 부끄러움, 부끄러운
틈을 열고 말간 꽃의 문을 벌린다
벌레 같은 진토 같은 작은 틈들이
살풋, 깊게 너르게 문들이 몸을 굽힌다
고요한 웃음, 당신의 옷자락
그 옷자락이 펄럭인다
꿈꾸는 무지개, 쌍무지개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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