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는 꽃의 기도

웹관리자 2023.02.28 22:24 조회 수 : 23

어는 꽃의 기도

곽상희

 

거울 속에서 보는 나는

내가 아니다

 

몇 번이나 죽었다가 살아난

차가운 바람 속에서

내가 배운 것은 어떻게 살아남느냐이다

여름에도 혹독한 시베리아 바람이 불고

내 가장 여린 몸이 떨리는 추위속에서

살아남는 법,

 

나는 당신이 내 이불이 되어줌을 깨달았다.

창문 밑에서 버려진 고양이처럼 떨던

당신이내 유년에 홍역이 내 목숨을 앗아갈 때도

당신은 신발 벗고 달려왔다

 

지금 나는 어떤가

무변의 바다에서 몸부림치는

돛단배,

그러나 희망이 있다

당신은 친절한 사공,

바람 잡는 사공온 세상 검은 바람의 커튼을

불사르고불사르고,

피어나는 시간을 물레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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