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홍 교수님을 기리며

웹관리자 2023.02.28 22:17 조회 수 : 21

김재홍 교수님을 기리며

곽상희

 

보이면서 보이지 않게

폭우도 벼락도 없었는데

간밤 큰 별 하나 북극의 별 자국 일 없다

고개 저었는데

울울창창 숲속 물 흐르는

바위 옆 큰 나무에는

뭇새들 집지어 우지짖었는데

당신은 진작 흔적 하나 없이

커튼 뒤에 그림자 감추시고

정갈하신 목소리 조용조용 시를 말씀하시더니

 

2

 

뉴욕 한복판 문학사랑 피땀 흘리는

사람 인터넷에서 시뭉치와 주소까지 가려내어

'시와시학어젓 보내시던 정을 잊을 수 없어요

첫시집과 마지막 시집의 이끼 낀 물줄기

평설 바가지 넘치게 담으시더니

2023년 2월을 날을 잡아 홀연 떠나신

겸손하신 휴머니스트 평론가

스스로는 그림자 길고 깊게 드리운

걸음걸음 소리도 내지 않으시던 당신은

이제도 고요한 바람 같은 무지개

무지개 흐르는가요

 

휴머니스트 은유의 큰 나무여

물로 파도로 솟아나소서

 

분홍빛 별의 집 문을 열어

흐르소서

 

문학의 막힌 담 훌훌 넘치소서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