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를 먹다, 사순절에
곽상희
사과 하나 피동적으로 깨물다가,
까만 씨앗 세 개
비틀 비틀 흙판에 심는다
비틀, 씨앗이 몸부림치자
뜬금없이 분홍빛 바람이 불어왔다
세상 없는 바람, 바람이
꼬리치는 비를 쏟아놓는다
오뉴월 단비처럼
오뉴월 단비처럼
풀, 풀, 메마른 흙이
메마른 흙이 까만 씨앗을 삼키고
깊은 심해의 바위등이
덜썩, 출렁인다
기억과 오늘이
어깨 나란, 나란,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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