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쟁이 민들레 꽃

웹관리자 2023.01.13 09:01 조회 수 : 61

수다쟁이 민들레 꽃

 

봄이 되면 샛노란 친구들이 하나 둘 밖으로 나온다. 날씨가 좋은 탓인지 환한 미소를 머금고

여러 곳에 나타난다.

커다란 트럭이 지나가다 친구들 중 여럿이 바퀴에 짓눌렸다. 그때 어린 아이들이 내게

다가와서 만지며 민들레다. 예쁘다. 한다. 그때 내이름이 민들레인 인줄 알았다. 짓눌린

친구들을 아이들이 만져 주며 흙을 털어 주자 조금은 제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전처럼 예쁜

색깔이 아닌 멍이 든 모습으로 서 있었다.

매일같이 남녀가 걸어 다니며 사이가 좋아 보인다. 매일 남자가 여자에게 우리 친구들 중

하나를 격어서 그녀의 귀에 꽂아 준다. 그렇게 없어지는 친구들도 있지만 또 늘어 나는 다른

친구들로 가득 채워진다.

어느 날인가 내 차례가 온 것이다. 꺽어진 나는 그녀의 귀에 꽂혀 출렁거리며 그녀를

따라다녔다. 그녀는 나를 데리고 집에 가서야 귀에서 떼어서 물이 담긴 투명한 유리 그릇에

나를 넣었다. 그 곳은 먼저 온 나의 친구들이 있었다. 그들은 내가 왔는데 말이 없다. 근래에 온

친구 만이 웃으며 나를 반기는 지 알 수 없는 미묘한 분위였다. 많은 친구들은 입을 다물고

있었고 하나 둘씩 그들을 따라 입을 다물고 있었다. 얼마후에는 하나 둘씩 꺾이어 유리 그릇

밖으로 몸을 젖히고 축 늘어지는 친구들도 있었다. 늘어져 있는 친구들을 그대로 두고 새로운

친구들을 다시 우리와 함께 꽂아 주는 그녀는 기쁘기만 하다.

나도 언제인가 입을 닫고 말이 없어졌다. 차츰 허리에 기운이 없어지고 나도 밖으로 축

늘어졌다.

새로운 친구들이 없어지자 그녀는 기분이 안 좋고 집에만 있다. 나도 늘어져서 그녀의 늘어진

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그때 늘어져 있던 나의 친구가 빛나는 면사포를 터뜨리고 피어 나는 듯

온통 하얀색의 둥근 모양으로 새롭게 태어 났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 기뻐하고 우리들도 그녀

곁에서 놀라움의 환희를 느꼈다. 하루 자고 나면 또 하나가 그렇게 피어 나는 하얀 면사포는

계속되었고 나도 몸이 가벼워지며 날개가 달린 듯 온몸을 펴서 아름다운 자태를 다시 뻐기고

있었다.

그녀는 하루 하루를 기뻐하며 나의 친구와 나를 바라보며 희망을 갖는다. 그 녀는 새로운

희망을 갖고 모로코로 가겠다고 여러 번 말을 하며 신기한듯 우리들을 더 자세히 보는 시간이

늘어 갔다. 그녀는 모로코에 선교 여행을 간다고 하는 소리를 여러 번 했다. 짊을 옮기고

가방을 끌고 와서 우리 곁에 의자를 놓고 들여다 보고는 가끔 기쁨이 넘치는 에너지를 가져

가는듯 했다.

하나씩 펼쳐져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날려 밖으로 나가는 찬구들도 있지만 나는

떨어져서 가방 구석에 끼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바람이 너무 강하여 나갈 수가 없이 떨어진

것이다.

그녀가 유리병을 물에 씻고 가방을 정리할 때 콧노래 소리에 나는 기분이 좋았고 상기된

그녀의 기분을 같이 즐기며 구석에 가만히 있었다.

그녀를 따라 여러 곳을 달렸지만 비행기 속에 들어 가니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보였다.

비행기를 타고 내가 도착한 곳은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모로코라는 나라였다. 내가 그 곳에

갔을 때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그 중에 나는 가시나무에 열매를 따 먹는 염소가 그 위에

올라 가서 열매를 따먹고 똥을 싸면 그곳에서 열매를 찾아 손들로 하나씩 까는 집에 가게

되었다.

하나씩 넓적한 돌위에 올려 놓고 작은 돌로 깨고 그 속에서 씨앗의 열매를 뺀다. 나는 염소

똥에 묻혀서 그 집의 마당 구석에 있었으며 어느 날 나는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세상에 나와 보니 나 혼자였다.

머리에 수건을 두른 그 집의 큰 딸이 사진기를 들고 와서 나를 찍는다. 샛노랑 내 모습이

사진기에 찍혀서 있는 모습을 그려 보았다.

사진기에 찍혀진 내 모습을 보니 정말 내가 봐도 아름다웠다.

황금빛보다 더 예쁜 샛노랑색이 온 몸을 빛나게 하고 있었다.

그 시진이 돌고 돌아서 텔레비전 화면에 나간다고 그 집 딸이 기뻐하며 식구들에게 자랑을

한다.

어느 광고 속의 한 부분에 내 모습을 넣는 것이었다. 세계적인 모델이 된 나는 눈물이 흐른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 온 격이다. 이곳에서 유명한 광고 모델이 되리라고는 몰랐다. 차츰

유명해지면서 나는 세계의 모든 화면에 떠오르고 커졌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친구들도, 귀에 나를 꽂고 다니던 그녀도 생각이 난다 . 면사포 같이

퍼지는 모습에 기뻐하던 그녀는 면사포를 썼을까. 친구들은 어디에 가 있을까. 다시 태어난

자신 같이 어느 곳이든 태어 났을 거라고 믿는다.

염소 똥에 있던 나의 몸에서 새로운 생명의 소리를 듣는 가슴과 눈과 귀들은 말을 한다.

나의 팬들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유튜브에 내 모습이 나타나고 수많은 반응들을 담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좋아요를

누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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